1979년 12월부터 9년간 지속된 소련-아프가니스탄 전쟁.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작가는 이 전쟁의 현장에 있었다. 헬기에서 본 수백 개의 반짝이는 아연관부터 30분 전에 인사를 나누었던 병사의 죽음까지, 종군기자이자 작가로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작가가 목격한 전쟁의 현실은 참담했다. 그러나 전쟁터에서 돌아온 병사들에게는 더욱 참혹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다. 영웅 대접을 받을 줄 알았던 병사들을 향해 ‘살인자’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.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? 소련-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알렉시예비치 작가의 작품 『아연 소년들』을 둘러싼 소송 사건을 통해 소련의 시대상을 살펴본다.